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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목. 시. 계.


아직도 뇌리에 각인되다시피한 디즈니 만화시계

1970년대 국민학교 생활을 한 나는 70명씩 들어가는 교실에서

콩나물 시루처럼 껴 앉은 채 6년을 보냈다.

그것도 저학년은 오전, 오후반을 나누어 등교하던 시절이니

당시 애를 많이 낳기라도 한건가? 이미 베이비붐 세대는 훨씬 지난 터였는데...

그런 어이 없던 상황들은 교육당국이 늘어나는 학생과 학교 인프라의

효율적 배치 등에 관한 중장기적 아니, 단기적 계획도 세우지를 못한데서 나오는

교육의 주체 중 한 축인 학생들에 대한 일종의 회수 받지 못할 권리의 저당이었던 것이다.


국민학교 시절 생각 나는 것은,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시절이라 그랬나?

유복한 가정의 아이들은 보기만 해도 구분이 가던 시절이고

누군가 노란색의 끝에 지우개가 붙은 연필이라도 쓰게 되면 미국에서 누가

선물했구나? 라던가 ... '이거 미제야'라는 말이 종종 들리곤 했다.

내 어린 시절엔 칼로 연필을 깎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PX 물품 중 하나인 연필깍기라도 갖고 있는

친구는 부러움의 대상이곤 하였다. 타원의 통 모양의.. 뒷부분 손잡이를

돌리며 사용하던... 그러던 중 중학년 무렵에 한국산의 경인산업 샤파 라는

삼각형태의 연필 깎이가 나왔다. 기차 모양의 제품도 있었으며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브랜드 제품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참고로 국산 연필깎이는 드릴 모양의 칼날이 한개가 들어 있었고 미국산은

드릴 모양의 칼날이 두개가 들어 있었다. 왜지?)


미국에 친지가 있던 친구들 중 간혹 만화시계를 차고 학교에 오는 경우가 있었다.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들 시계인데 레드컬러와 블루 다크블루 등의 컬러가 생각 난다.

밴드는 나일론 소재의 밴드였고 시계 본체는 플래스틱이었다.

하지만 당시 제품의 다이케스팅 수준이나 끝 마감은 근래 미국 디즈니 캐릭터 샵에서

파는 어린이 손목 시계보다 상당히 디테일이 좋았다. 그 시계는 태엽시계였다.

정말 너무 갖고 싶었다. 미키마우스의 양 손이 시계바늘인...

(내게는 몇몇 금기시되던 부분이 있었다. 집안이 학교 관련된 영역안에 있어서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어머님 탓에 갖고 싶고 쓰고 싶은것을 자주 외면하셨었다.)


당연시 되던 오리엔트 시계와 카시오의 혜성 같은 등장

1980년, 중학교에 발을 디뎠다.

검정 교복, 파랗게 깎은 까까머리...

자유 분방한 유년시절을 거친 소년들에게는 다소 무거운 중압감으로 느껴지던

교복과 두발형태...

그러한 규격화는 통제의 수단이라며 부정적 의견들을 토로 했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 때의 모습이 가장 학생 다운 모습이었는데' 하는

이중적 가치로 당시를 떠올리곤 한다.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고 제일 처음 받은 선물이 손목시계였다.

당시 국내 브랜드인 오리엔트에서 학생용인 쥬피터란 서브 브랜드 제품을 내 놓았는데

그 제품을 사주셨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며 당시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일본산 카시오 전자시계를 하나 더 선물 받게 된다. 카시오는 지극히 단순한 게임기능과

100/1초를 그것도 LAP 체크가 되는 스톱워치가 달린 전자시계로 당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 가격이 2만4천원에서 2만8천원을 했고 요즘도 팬매되는 전자계산기형

손목시계는 3만2천원에서 3만4천원 하던 시절이다.

당시 자장면 값은 400원 정도이고 분식집 라면값은 200원 하던 시절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집에서 물려준 시계를 받게 되었는데 당시 시계가

스위스산 에니카 금장에 검정 가죽밴드 시계였다. 오토매틱 무브먼트 였는데

나는 그 클래식함이나 아날로그라는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당시는 디지털 손목시계가 최고라고 생각을 했으니..


고등학생 시절에 스와치 시계들을 간혹 선물 받았다. 외국에 다녀오시며 한두개씩 사다 준것인데

해외여행 자율화 이전이라 외국의 브랜드에 대한 동경심은 나날히 커지던 시기였고

스와치의 그 미니멀한 디자인과 아주 단순한 기능 그리고, 고무나 플래스틱을 사용한 소재가

그 동안의 시계를 바라보던 시각을 확 바꾸게 했다.


금장 시계로의 진입, 나는 스무살에 약혼하지 않았다.

스무살이 되어 대학에 갔다. 금반지와 금장 시계를 선물 받았다.

학교에 가니 친구들이 약혼했냐는 반응들이 있었다.

당시 결혼하면 금장 시계를 차는 경우가 있었고

어르신들은 로렉스 금장(속된 표현으로 금딱지라 부르던)을 성공의 상징정도로 여기며

차고 다니던 시기니, 거기다 반지까지 끼고 있으니 약혼했냐는 반응이

나온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회 생활을 하며 시계가 하나씩 늘었다.

아쉽게도 결혼때 준비한 예물시계는 내 부주의로 너무 큰 손상을 입어 착용을 못한다.

그 후 기회가 되면 손목시계를 하나씩 사게 되었고 정장을 할일이 많았던 당시에는

가죽밴드가 필요했었다. 왜냐면 스틸소재의 시계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하며

정장 바지의 주머니 부분을 빨리 닳고 낡게 했기 때문이다.

가죽밴드 시계 이전에는 묵직한 스틸밴드 시계를 착용 했는데

아무래도 금속의 날카로운 부분들이 옷감에 영향을 많이 준것 같다.

당시도 슬림한 스틸소재 시계는 많았지만 나는 좀 크고 날카로움이 있는 서브마리너를

착용했었기에 그 서브마리너 시계에 아끼던 정장바지들의 포켓 입구들이 희생을 당했다.

스쿠버 시계 타입의 스포츠형 시계를 선호 했던건 당시는 아직 그 제품이 국내에서

보편화되지 않았었고 또,로렉스 금딱지라는 OYSTER 모델 스타일에 대한

반감도 작용을 했던것 같다.


시간이 지나며 스피드마스터라는 또 하나의 스포츠타입 스틸밴드 시계를 착용하게 되었고

그 후에는 가죽밴드 시계들을 두개 정도 더 영입하게 된다.

이쯤에서 왜 가죽밴드에 대한 애정이 없었나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건 다시금 나의 소년시절로 돌아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처음 선물 받은 가죽밴드 시계가 활동량이 많은 소년에게는 여름이라는 담 많은 계절을

나기에 벅찬 상대였기 때문이다.

땀에 젖는 가죽밴드는 땀에 불어 가죽 쉰내를 풍겼고 여름에는 착용 기피를 하게 되곤 하였다.

땀에 숙성된 가죽 쉰내... 정말 유쾌하지 않은 향을 선사한다. 이 부분이 타인에게도 불쾌감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늘 염려증이 생기곤 하였으니...

그건 나중에 스와치란 시계를 잦 착용하면서도 가죽밴드 모델에서 똑같은 경험을 재차하게 되고

그런 일이 있으면서 한동안 시계를 착용 않던 습관까지 생겼었다.

언젠가 가수 양희은 씨가 낸 앨범을 살펴 보던 중

(CD가 아닌 LP판이었으니 앨범재킷이 제법 컸던 기억이 난다.)

그가 쓴 글의 한 구절에서 눈이 멈춰졌고 아직도 그 문장이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내용은 여름에 뜨거운 태양아래 땀을 흘리며 .... 중략...

손목시계의 가죽밴드가 땀에 절어 가죽 쉰내를 풍기고 ..

이런 식으로 자신이 지나온 시간들을 소회하고 그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주변 도움에 감사하는 글이었는데 그렇다... 가죽 쉰내.. 이건 가죽밴드의 운명이구나를

느끼던 묘한 동질성을 유명인을 통해 느꼈고 그런 기억은 스틸밴드 시계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계기가 되었다.


패션 매뉴얼, GQ매거진

GQ매거진을 보면 꼭 수트 차림에는 가죽밴드 시계를 착용하라고 나온다.

GQ매거진의 열혈 독자였던 나 이지만 그게 잘 안지켜지다가 오히려 수트 입을 일이 적어지면서

부터는 가죽밴드 시계를 하나씩 구입하게 된다.

검정색 이외 수트에 착용할 브라운밴드의 금장 시계와 검정색 계열이나 차콜그레이 수트를 입을때

착용할 검정밴드의 크롬광택 시계.

적어도 검정색 밴드의 시계는 보편성에 묻히지만 브라운밴드의 금장 시계는

어른으로서 하나는 가져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네이비 솔리드 컬러 혹은 챠콜스트라이프나 멜란지그레이 계열의 수트를 입고

브라운 컬러의 벨트와 브라운 컬러의 롸퍼 혹은 윙팁 슈즈와 매치시킨 그 시계는

얼마나 전체적인 디테일을 살리고 그 차림의 사람에 감각적 화룡점정을 하게 되는지...

나는 어린 아들에게 시계가 밴드컬러나 소재별로 여러가지인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 아이는 아직 와 닿지를 않는것 같다. 그런 얘기는 뭐하러 했지? ㅎㅎㅎ

차라리 청소년기에 GQ나 던져주면 될 것을...


그렇다면 아직까지도 여름의 가죽밴드에 대한 스트레스 안에 갇혀 사는가?

질문해 보면 그렇지 않소이다가 되버렸다.

오늘 퇴근하여 옷을 갈아 입는데 손목에는 그 묵직한 스텔밴드 시계가

착용되어 있었다. 겨울엔 차갑기까지 하고 여름에 땀이 찰 때 착용하면 좋을 시계를

왜 겨울에 차는 것일까? 그렇다면 여름은 어떠한가.

한 여름 땀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스틸밴드 시계를 착용해야 하는데,

더운 날씨에도 무겁고 치렁 치렁한데 대한 부담감이 오히려 땀과는 상극인 ... 가벼운 가죽밴드

시계를 착용하게 하고 결국 가죽밴드의 땀 쉰내는 여전히 풍기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시계 구매 후 밴드를 몇번 교체하는데... 이건 원 ..

좀 디테일 좋게 만든 범용 가죽밴드가 있다면 당장 그런 밴드로 갈아 타고 싶은 부담감이

상존하게 되었다. 바로 가죽밴드의 가격문제.

뭔 가죽밴드가 몇십만원씩 하는건지.. 그것도 가죽밴드의 클립버클 부분을 빼고...


추운 날 퇴근하여 외투를 벗어 걸고 또 머플러를 풀고 셔츠를 벗기 전 시계를 푸르다 문득

유년 시절부터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그 장면들을 적어 봤다.

아직도 각인되어 생생한 그 옛날의 디즈니 만화시계를 떠 올리며...

(이 포스트는 지난 18일 목요일 퇴근 후의 일상을 적은 것으로

발행 시점과는 몇일의 시간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조선얼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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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10.02.22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시계 남아 있는게 없네요. ㅜ.ㅜ
    이제 2013년이면 결혼 20주년이니 그때 다시 장만해야할 듯.. 그때까지 열심히 고르는 재미에 함 빠져봐야겠어요. ㅋㅋ

  2.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2.23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지않는 캔디폰이 시계역할 충실히 하고 계셔서..
    이제 시계는 해외출장 갈 때나 차고 있네요..(T^T)o

    • Favicon of https://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10.02.23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캬.. 캔디폰이라뇨.
      적절한 비유에 탄성이 나옵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올 해도 연초부터 유통계 기사가 끊이지 않던데
      고생 많이 하실것 같습니다.
      모쪼록 초심을 잃지 마시고 기운내세요^^~

  3. PX판 연필깎이 2010.05.18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좀.. 부끄러운 과거이긴 하지만.. 저희 아버지께서 미군 PX물품을 떼서 장사를 하셨던 분이라 저희 집에도 저게 하나 굴러들어왔었죠.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대부분의 아이들이 도루코 칼(베이지색 몸통의 접이식 칼)로 연필 깎던 시절에, 남보다 유달리 길고 뾰족하게 깎인 연필로 부러움을 산 기억이 있습니다.
    후에 비슷하게 만든 국산들도 나왔지만 미제만큼 날렵하게 깎이는 건 지금 현재까지도 못 본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 기억이 맞다면 더블실린더의 미제와 싱글실린더의 국산의 차이는 첫째 기술력의 차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또,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습니다. (특허때문이었다는 말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거의 전무하던 시절이라 설득력이 떨어지지요.) 아무튼.. 오랜만에 추억에 젖어봅니다 ^^

    아참.. 그러고보니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게... 중학교때던가요? 돌핀이라는 시계 시리즈가 유행했던게 기억나네요. 유연한 플라스틱재질에 스톱워치 기능이 돋보였던(?) 전자시계 시리즈 말이지요. 아마... I~III형까지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만.. 혹시 기억하시는지 ^^; 그러고보니.. 그 시계가 어느 브랜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것도 카시오..였던가?

  4. BlogIcon makeityourrings 2011.11.17 1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단지 이것에 대한 좋은 거래 감사합니다! 내 배우자와 나는 년 동안 블로그 사이트로 이동 최근에 특정 적이있어! 당신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블로그를 쓰기에 걸쳐 어느것이 것을 의미합니다. 적절히, 당신은 절대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데리러해야한다는 전달하는 일이 일부 사람 들이야. 정말 멋진 동작을 수행합니다. 눈에 띄는 사람을 계속!

  5. Favicon of http://maigrir-sans-regime.blog.fr BlogIcon Debora 2011.12.12 2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고 이 항목!

  6. Favicon of http://maigrirdescuissesvite.unblog.fr/ BlogIcon maigrir des cuisses 2012.01.26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웹사이트 .처럼 우리는 이것이 정말 내 중 하나입니다 이다 완전히 친절 에 읽기 .